한국전력이 지난 4월 김종갑 사장 취임 후 시작한 비상경영체제를 전력그룹사 전체로 확대한다. 격납건물 내부철판 부식에 따른 원전 정지가 계속되는 와중에 국제 연료가격까지 고공행진하면서 3분기 실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 한국전력 본사.
나주 혁신도시 한국전력 본사.

한국전력은 5일과 6일 연달아 전력그룹사 사장단 회의와 기획본부장 회의를 개최했다. 전력그룹사 사장단이 골격을 갖춘 뒤 두 번째 회의다. 한전 적자와 발전공기업 비용 증가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회의 주요 안건은 그룹사 전체 경영 개선 및 비용 절감이었다. 김종갑 사장은 모기업인 한전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만큼 발전공기업도 경영개선 노력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한전 비용 가운데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구매비 비중이 가장 큰 만큼 발전공기업이 비용 절감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발전공기업은 한전이 앞서 했던 것처럼 회사 전체 비용지출 현황을 파악한 후 불요불급한 비용은 줄여갈 계획이다. 무분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사업을 자제한다. 발전공기업 간 연료 공동 구매 확대도 추진한다.

전력그룹사 차원 경영개선 노력은 한전 경영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814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해 세 분기 연속 적자다.

3분기 분위기도 좋지 않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선을 유지했다. 2016년 톤당 60달러선이었던 유연탄 가격은 지금 118달러로 두 배가량 뛰었다. 전력도매시장 가격도 ㎾h당 100원에 육박한다.

금융권에서는 3분기에도 한전 흑자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료비 등 원가는 계속 상승하는 반면 올 여름 누진제 완화 등 전기요금 인상 여건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됐던 산업용 경부하 요금도 내년에나 인상 여부를 조율할 수 있다.

하반기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했던 원전 정상가동도 속도가 늦다. 한빛 원전에서 내부철판 부식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아직 월성 1호기를 포함해 9개 원전이 쉬고 있다. 한전 주가는 5년 전 수준인 3만원 초반으로 떨어졌다.

전력업계는 전력그룹사 전체 비상경영 효과에 한계점을 지적했다. 국제 시세로 결정되는 연료비 비중이 크고, 전기요금 인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한전 내부 절감 노력만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내부 비용 절감과 함께 발전공기업 정산조정계수 조정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려고 하지만 이미 원가 반영이 상당 부분 밀려있어 흑자전환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연탄 가격동향>(단위: 달러/톤)

자료: 한국광물자원공사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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