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양사의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공동 활용하는 택배 서비스 사업을 펼친다.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주유소를 지원하기 위해 경쟁했던 두 회사가 손 잡았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협력하는 C2C기반 택배 서비스 홈픽 개념도. [자료:SK이노베이션]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협력하는 C2C기반 택배 서비스 홈픽 개념도. [자료:SK이노베이션]

정유업계 최대 경쟁사가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동시에 기업 핵심 인프라를 국민과 공유한다는 의미가 있다. '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4월부터 양사의 핵심 자산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방안을 공동연구 했으며, 첫 협력 모델로 C2C(Customer to Customer) 기반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홈픽(Homepick)'으로 이름 붙여진 서비스는 택배 시장 주류를 이루고 있는 B2C 방식과는 달리 개인 간 택배를 전문으로 한다. 기존 택배 시스템에서는 개인이 택배를 부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발송처까지 이동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컸다. 온라인과 주유소, 택배업체를 연결해 불편을 줄인다.

네이버, 카카오톡, CJ대한통운 애플리케이션, 홈픽 홈페이지 등을 통해 택배를 접수하면 물류 스타트업인 중간 집하업체가 1시간 이내에 고객을 직접 방문하고, 물품을 거점 주유소로 옮기면 CJ대한통운이 배송지까지 운송하는 흐름이다. 양사는 이달부터 서울 전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행한 뒤 오는 9월부터는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두 회사 측은 “택배 회사는 집하 부담과 배송시장 단축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소비자는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물품을 들고 우체국이나 편의점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류 판매와 세차 등 제한적인 서비스만 하던 주유소도 유휴 공간 활용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로 진출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석유시장 1,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협력 사업을 펼친 배경은 주유소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꼽힌다. 2010년 1만3004개에 달했던 국내 주유소는 2011년부터 감소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기준 1만1996개로 약 7.8%줄었다. 한 해에 200~500여개씩 주유소가 휴·폐업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유업계는 주유소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편의점, 카페, 패스트푸드점을 입점하는 수준을 넘어, 주유소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협력도 그 연장선이다.

두 회사는 홈픽에 이어 전국의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주유소 물류 허브화를 추진하는 한편 양측이 보유한 자산 모두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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