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최근 8주 연속 올라 3주째 ℓ당 1600원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제유가는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다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등락하는데 국내 기름값은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뭘까.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0.4원 오른 ℓ당 1610.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휘발유 가격(1491.3원)보다 118.8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1600원대를 유지했다. 주간 단위로 1600원대에 올라선 건 2014년 12월 넷째 주(1620.9원)가 마지막이다.

이에 반해 최근 3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74.98달러에서 72.79달러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72.24달러에서 65.24달러까지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내리는데 국내 기름값은 반대로 올랐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 값 괴리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국제유가가 국제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통상 2주~한 달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든다.

한 달 새 국제유가 변동사항이 실시간으로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 추이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 가령 국제유가가 한 달 새 '50달러-60달러-55달러-65달러' 이런 식으로 바뀌어도, 국내 기름값은 전반적으로 오르는 쪽으로 수렴한다는 설명이다.

휘발유 가격의 절반을 넘는 고정된 유류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는 휘발유의 약 60%에 달하는 유류세를 부담한다. 에너지·석유감시단에 따르면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지방주행세 △부가가치세 등 크게 4가지 세액으로 구성된다. 국제 유가가 아무리 오르거나 떨어지더라도 국내 휘발유에는 ℓ당 900원 안팎의 세금이 붙는다.

높은 유류세 비중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 공급가격이 인상되고 더불어 주유소도 자체 가격 인상에 나서기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는 인상폭이 크고 체감 속도도 빠르게 느껴진다. 반대로 국제가격 하락 시기에는 유류세가 소비자 체감 하락폭을 줄이는 원인이 된다.

기본적으로 높은 세금이 기름값 가격 상승 시기에 소비자 체감 상승폭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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