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전력시장가격(SMP)이 지난해 여름철 수준을 넘어섰다. 전력사용량이 적은 봄철 SMP가 하절기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이다. 원전과 석탄화력 가동률이 떨어진 원인이 크다. 하절기가 임박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기조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SMP 추이가 주목된다.

신고리 1(오른쪽) ,2호기.
신고리 1(오른쪽) ,2호기.

2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SMP가 ㎾h당 평균 9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전력거래소 SMP 월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0.41원으로 90원대를 돌파한 월평균 SMP가 반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100원대를 웃돌았다. 월평균 SMP가 1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4월 이후 약 3년만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상승기조가 뚜렷하다. 지난해 1분기 SMP 평균은 89.51원이지만 올해 같은 기간 94.42원을 기록했다. 4월과 5월 가격도 지난해와 올해 10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한국전력이 1000㎿ 규모 발전소에서 한 시간 분량 전기를 사들일 때 1000만원 가격 차이가 나는 셈이다.

SMP 상승은 원전과 석탄화력 가동률 하락이 주 원인이다. 원전은 내부 철판 부식과 이물질 발견 등으로, 석탄화력은 미세먼지 대책에 따른 노후석탄 가동정지로 예방정비일이 늘었다. 올해 3월 기준 원전과 석탄화력 예방정비 실적은 각각 1051만㎾(2017년 3월 602만㎾), 620만㎾(2017년 3월 428만㎾)로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전력 업계는 SMP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부터 전력사용량이 늘어나는 하절기가 시작되는데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80달러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SMP를 결정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국제유가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고유가 기조에 따른 우려가 크다.

SMP 상승으로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업계는 한전의 1분기 영업적자와 늘어나는 전력구매비를 근거로 지난해 정부가 예고한 경부하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MP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상승세인 유연탄 가격도 한전 연결재무상 부담 요인이다. 일부에서는 현 SMP 추세라면 산업용 이외 전기요금 부문에서도 조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변수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현재 정비 중인 원전 중 몇 기를 다시 가동하는가다. 한전은 2분기 안에는 원전 24기의 가동률이 60% 수준에 올라 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70~80%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부도 원전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절기에 정지 중인 원전이 정상운전에 들어가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상쇄될 수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제조업 전기사용 실태 조사선에 머물러 있고 아직 실제 검토 작업엔 나서지 않았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가적으로 보유한 발전설비는 SMP를 충분히 낮출 수 있는 규모”라며 “멈춰있는 원전과 석탄발전이 별다른 저항없이 얼마나 재가동되는가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시장가격(SMP) 현황>(단위: 원/㎾h)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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