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현장을 방문한다. 지난달 취임 후 첫 단독 출장지로 중동을 택했다.

UAE는 한전이 수주한 바라카 원전 준공을 앞둔 곳이다.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전이 신규 원전 수주작업을 벌이고 있어 김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10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다음주 UAE 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취임 이후 한달 만이다. 지난 9일 한일중 정상회담 기간에 열린 비즈니스서밋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첫 단독 출장이다.

취임 후 김 사장은 앞서 반년간 이어진 수장 공백을 메우는 데 주력했다. 조직개편 및 간부급 인사를 위한 작업에 매진했다. UAE 출장은 김 사장이 내부 인사와 조직개편 밑그림을 완성하고 대외업무행보를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첫 사업현장 출장지로 UAE를 선택한 것은 원전 수출사업이 한전에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UAE 바라카 원전 완공식에 참여했지만, 바라카 원전은 운영허가와 연료장전, 출력상승시험 등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 전기를 생산 판매하는 상업운전까지 가기 위한 최종 단계가 남아있다.

업계는 김 사장 출장과 관련해 “바라카 원전이 그동안 운영허가 연기로 조금씩 일정이 늦춰졌고 일부 외신에선 내년 가동을 관측하고 있어 분위기 쇄신과 사업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환익 전 한전 사장도 원전 불신해소 차원에서 취임 한달만에 UAE 출장길에 나선 전례가 있다. 조 전사장은 '겨울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까지 빠지면서 바라카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국내 원전에서 비리 등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자 UAE 현지의 부정적인 인식을 잡고, 추가 원전 수주 기반을 다지는 차원이었다.

김 사장이 사우디를 함께 방문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사우디는 신규 원전 2기 예비사업자(숏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있다. 5개 사업자 중 3개 사업자가 숏리스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전도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UAE 원전 상용운전과 사우디 원전 수주는 원전 설비공급체계 유지 차원에서 중요한 현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규원전 건설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 원전사업이 지속돼야 관련 기업의 영속성도 지킬 수 있는 만큼 한전 입장에선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전은 김 사장 출장에 대해 “사우디 방문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UAE 현지 직원 격려차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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