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더 능력 있는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겨야 한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권 회장은 이날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사회를 마친 후 “포스코가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여러 변화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게 CEO의 변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사회에서도 승낙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는 권 회장 사의 표명을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정과 관련, 기존 정해진 절차 이외에 추가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차기 회장이 선임되기까지 2~3개월 직을 유지한다. 차기 회장 물색 작업은 사내 '승계카운슬' 조직을 통해 이뤄진다.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20년 3월까지다.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돌연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산업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된 관행이 반복됐다고 평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경제인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과 11월 인도네시아, 12월 중국 방문 일정에서도 제외됐다.

이사회 측은 정권 교체에 따른 'CEO 리스크'에 선을 그었다.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그동안 회장 교체는 각각마다 그 배경과 이유가 다르고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권 회장은 신규사업과 비전 등을 제시했으며 다만 그것을 새로운 사람이 맡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서울대 금속학과와 미국 피츠버그대(공학박사)를 졸업하고 1986년 포항제철에 입사해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포스코 회장에 올랐다. 취임 후 구조조정을 단행, 지난해 연결 기준 4조6218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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