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최근 2년 연속 3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수익 차원에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비정유 사업 성과에 힘입어 올해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나왔다.

배터리 셀을 들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연구원. [자료: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을 들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연구원. [자료:SK이노베이션]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초 KTB투자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적정주가를 30만원대로 처음 언급한 이후, 3월 초에는 유안타증권에서도 목표주가 33만원을 제시했다. 현재 21만원대인 주가가 30만원까지 오르면 이 회사 기업가치가 30조원을 넘어선다. 이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해 말까지 30조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경영 목표에 부합하는 수치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 올해 영업이익이 3조4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유사의 전통 사업으로 대표되는 석유 사업과 비정유 사업으로 구분되는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 동반 실적 개선과 경쟁력 강화가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석유사업 실적 기준인 정제마진은 3월 누적 7달러 후반 대에 육박하는 등 양호한 상태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미국·중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제마진은 추가 확대가 전망된다.

화학·윤활유 사업이 견인해 온 비정유 부문도 올해 실적 호황이 전망된다. 대표 화학제품으로 꼽히는 에틸렌·파라자일렌(PX) 제품 마진이 각각 톤당 300달러, 400달러를 시현하며 손익분기를 훌쩍 넘겼다. 올해부터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화학 사업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정제마진 회복세와 원유공급단가(OSP) 개선으로 원가 절감이 개선될 정유 부문 외에도 SK루브리컨츠 상장 시의 재무 구조 개선 효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SK루브리컨츠 직원들이 SK윤활유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차량을 정비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SK루브리컨츠 직원들이 SK윤활유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차량을 정비했다. [자료:SK이노베이션]

SK루브리컨츠 기업공개를 통한 재무 체질 개선·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로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경영 펀더멘털 개선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섰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3위 윤활기유 생산업체로, 연간 6000억원 규모의 현금 창출 능력,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상황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 시 모회사(SK이노베이션)의 현금 흐름 개선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헝가리 공장 착공으로 배터리 사업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화학·배터리로 3조 가량의 '통큰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이래, 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중이다.

증권가에서는 2017년 말 10조원에 달하던 수주잔고 규모가 2018년 중·후반에는 2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 NCM811 배터리를 출하할 전망”이라며 “차세대 기술을 토해 가격과 주행거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연도별 평균 정제마진

[자료:신영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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