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제13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 발표를 앞두고 가스 직도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앞서 12차 계획은 자가소비용 직도입 활성화, 배관망 비차별적 이용 허용 등 직도입 관련 규제 완화 방향을 정했다. 현 정부에서 규제 완화 폭이 커질지 주목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3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에 발표된다. 13차 계획은 지난해 발표된 8차 전력수급계획을 기준으로 2031년까지 수요전망과 수입전략, 공급설비 계획 등을 담는다. 한국가스공사 외 사업자의 가스 직도입 정책 방향이 관심을 모은다.

SK E&S의 파주천연가스발전소.천연가스 수요전망은 종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를 2017년 기준 37.4GW에서 2030년 47.5GW로 늘리기로 했다. 발전비중도 16.9%에서 18.8%로 확대 계획을 잡았다. 지난해 가스공사 미수금 청산으로 가스요금이 낮아져 산업용 및 도시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수요증가 배경이다.

국가 전체 가스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스공사가 쥐고 있던 수입 권한이 민간으로 나눠질지가 13차 계획의 핵심 사안이다.

현재 민간사업자의 가스 직도입은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민간사업자는 들여온 가스를 특정설비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 할 수도 없다. 가스공사에서 공급받은 가스를 기존 설비에 섞어서 사용하는 것도 불가하다.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향후 가스시장이 커져도 직도입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이다. 업계는 13차 계획에서는 가스공사 공급물량과 직도입 물량의 혼합 사용만이라도 우선 허용해 주길 바란다. 반면 가스공사는 노조를 중심으로 직도입 확대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공공재인 가스 시장을 민영화할 수 없다는 명분이다.

정치권에서도 여론이 분분하다. 직도입 사업자 간 가스물량 거래 허용 등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가스시장 경쟁도입과 민영화 우려 사이에서 줄다리기만 계속된다. 여당 내부에서도 직도입 확대 관련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에너지공기업 상장작업이 무산되는 등 현 정부가 민영화에 조심스러운 것을 감안하면 진전된 직도입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산업부는 직도입 확대와 관련 민간사업자의 실제 직도입 계약 성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 가스수급 차원에서 도입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야 직도입 확대 정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제한요인이 많은 현 제도에서는 정책방향이 불확실해 무턱대고 직도입 계약을 늘리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가스 직도입 물량을 늘리기 원하는 것은 알지만 이와 반대로 국가적으로 가스보유량이 과도하게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종합한 후 직도입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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