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4기 원전 핵심 설비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설치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정보를 전송한다. 모아진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한 후 인공지능(AI) 분석으로 고장 가능성 등을 예측한다.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을 원전에 적용해 원전 안전성을 높인다.

신고리 원전 3,4호기 전경.
신고리 원전 3,4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핵심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예측진단용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총 400억원을 투입해 국내 24기 원자력발전소 핵심 설비 1만6000대 운영현황을 실시간을 살피고 고장을 사전 예측한다.

예측진단은 고장 발생 전에 설비 상태를 비교분석, 평가하는 것이다. 원전은 물론 발전, 석유화학 플랜트 등 설비 고장에 따른 피해가 큰 유틸리티 산업에서 고장률 감소를 위해 활용하는 관리기법이다.

기존 예측진단 기법은 작업자가 진단장비로 설비 운전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했다. 일부 설비에서 추출한 데이터로만 유사설비 적정 정비시점과 고장 가능성을 판단했다. 정확한 예측에 한계가 있었다.

한수원이 구축한 빅데이터 시스템은 주요 설비 현황 데이터를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주요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IoT 기술을 활용한다.

24기 발전소별로 분산 운영 중인 감시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연계한다. 터빈, 고정자냉각수펌프 등 원전 핵심설비를 통합 진단한다.

AI가 수집, 생성된 빅데이터를 진단해 고장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상 신호에 대한 왜곡이나 미발견 등 우려가 낮다. 한수원이 글로벌기업의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AI엔진을 개발했다. 원전 시스템과 각 설비 빅데이터 성격에 맞게 적용 중이다. 설비별 빅데이터 작업은 마무리됐다.

이달 말에는 대전에 위치한 한수원 중앙연구원에 '통합 예측진단센터'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예측진단용 빅데이터 시스템의 활용성을 높인다. 한수원 직원 가운데 미국 진동 교육·인증기관(vibration institute)에서 인증 받은 예측진단 전문가가 센터를 운영한다.

한수원은 오는 8월에 1만6000대 핵심 설비 중 240대에 자동예측진단 시스템을 우선 적용한다. 이후 2020년 5월까지 전체 1만6000대 설비에 무선센서, 3D 가상설비 구현을 통한 고장 분석 등이 추가된 자동 예측진단시스템을 확대 구축한다.

원전 분야 예측진단에 빅데이터와 AI를 적용하는 것은 세계 처음이다. 향후 해외 원전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종호 한수원 기술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예측정비가 더 정확하고 신속해질 것”이라며 “핵심설비 예측진단 시스템은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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