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지어질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에 가스터빈 단독운전 기능을 추가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간헐성으로 전력수급이 불안정해지면 빠른 가스터빈 가동으로 부족분을 채우기 위함이다.

가스터빈 단독 운전을 구현하려면 현재 복합화력(가스터빈+스팀터빈)보다 건설비가 높아지고 버려지는 열도 발생한다. 발전 업계의 실제 참여를 위해 늘어나는 비용에 대한 제도적 보상 방안이 필요하다.

SK E&S의 파주천연가스발전소
SK E&S의 파주천연가스발전소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신규 LNG발전소에 가스터빈 단독운전 기능 추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차 전력수급계획과 재생에너지 3020에 따라 신재생, LNG발전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신재생 간헐성을 뒷받침할 긴급 백업 수단으로 LNG발전소를 활용한다.

최근 LNG발전소는 효율성을 위해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함께 돌리는 복합화력 방식을 운영한다. LNG를 연소시켜 열압력으로 가스터빈을 가동시키고 배열회수보일러가 남은 열로 스팀을 만들어 2차로 스팀터빈을 돌린다.

가스터빈 단독운전이 가능하려면 열냉각 설비와 함께 열을 배출할 수 있는 우회통로가 추가로 필요하다. 사업자 입장에선 시공비가 높아진다. 스팀터빈을 돌리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과 함께 열냉각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도 있다.

발전 업계는 가스터빈 단독운전이 기술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과거 LNG 복합화력 중에도 가스터빈 단독운전 가능 설비가 있다. 전력수급 위기로 가스터빈만 먼저 건설한 후 스팀터빈을 연결한 사례도 있다. 시공비도 일부 설비 추가에 따라 상승하지만 사업을 못할 정도 부담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가스터빈 단독 운영시 비용정산 방법과 효율성 문제다. 가스터빈으로 생산한 전력가격과 버려진 열에 대한 별도 정산 여부가 관건이다. 정부가 사업자에 가스터빈 단독운전 설비 건설을 요청하려면,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수익체계를 먼저 확정하는 것이 순서라는 의견이다.

2011년 9·15 순환정전 이후 국가 전력수급 위기 때 벌어졌던 열병합 폐열 정산논란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시 여름철 전력 부족에 열병합 설비까지 가동했고, 동절기 외엔 이렇다 할 수요처가 없던 열은 그대로 버려졌다. 열병합사업자는 전력당국 요청에 설비를 가동한 만큼 버려진 열에 대한 손해 보상도 요구했다.

효율성과 관련해 굳이 가스터빈 단독설비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실제 재생에너지 간헐성으로 양수발전과 가스터빈 긴급가동이 필요한 상황이 많지 않다. 여유있는 전력예비율 운영으로 재생에너지 출력 상황에 맞춰 복합화력을 미리 가동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발전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가스터빈 단독운전 설비를 추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용량요금과 열요금 등 비용 부분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정부가 가스터빈 단독 운전 정산체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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