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뉴젠 지분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UAE에 이은 두 번째 원전 수출이 성사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펼쳐진 '탈(脫)원전 정책' 속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다.

6일 한국전력은 뉴젠의 일본 도시바 지분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뉴젠의 대주주 도시바가 한전을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한전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영국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갖는다. 한전과 도시바는 앞으로 수개월 간 지분인수 협상을 한다. 협상이 원만하게 완료되고 한국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와 영국정부의 승인절차가 끝나면 한전이 최종적으로 뉴젠 지분을 인수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 신규 원전사업에 본격 참여한다.

영국은 도시바가 지분 100%를 보유한 뉴젠을 통해 잉글랜드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3GW 규모 차세대 원자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께 완료 목표다. 총 사업규모가 2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영국 원전 수출 가능성은 올해 초 도시바가 일본 현지 언론에 뉴젠 지분을 한전에 매각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6000억~7000억엔에 이르는 거액의 손실을 낸 뒤 원전사업 구조조정을 했다. 미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손실이 발생했다. 뉴젠 지분 매각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추진됐다.

올해 4월에는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이 방한해 조환익 한전 사장과 만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유럽 원전 세일즈 길에서 클라크 장관을 만나 '원전 협력을 위한 양국 장관 간 각서'를 교환했다.

한전은 중국과 함께 뉴젠 지분 인수 유력자로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한전은 2013년부터 영국 원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실사를 수행하고 사업 리스크를 검토했다. 중국에서는 정부와 자본 지원을 받은 광동핵전공사(CGN)가 한전과 경합했다.

한전이 뉴젠 지분인수를 통해 영국 원전 사업에 참여하면 UAE에 이은 두 번째 수출이 성사된다.

한국이 개발한 원자로 'APR 1400' 모델이 무어사이드 원전에 설치된다. 앞서 UAE에 첫 수출된 모델이다. APR 1400은 지난 10월에는 유럽 안전기준으로 재설계한 'EU-APR 1400'으로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했다.

한전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원전수주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영국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배타적 협상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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