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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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풀린 액화석유가스(LPG)연료 사용제한. 이번 달부터 일반인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목적형과 기타형 승용차에 한해 LPG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이 개정됐다. 일반인이 LPG SUV 차량을 소유하는 길이 열렸다.

LPG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SUV의 연료 주입구. 휘발유와 LPG를 병행 사용할 수 있도록 주입구가 2개다. [자료:LPG산업협회]
LPG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SUV의 연료 주입구. 휘발유와 LPG를 병행 사용할 수 있도록 주입구가 2개다. [자료:LPG산업협회]

다만 자동차제작사가 아직 LPG SUV 차량을 출시하지 않아 연료비가 저렴한 LPG 모델을 만나려면 적어도 2019년까지 기다려야할 전망이다.

당장 LPG SUV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허가 받은 LPG/CNG(압축천연가스) 개조업체에 의뢰해 차량을 개조한 후 교통안전공단 구조변경 승인을 받으면 LPG SUV를 탈 수 있다. 당장 LPG로 개조할 수 있는 차량 모델은 쌍용자동차 티볼리, 기아자동차 코나·쏘렌토·카렌스, 현대자동차 투싼·싼타페, 한국GM 올란도, 르노삼성 QM5·QM6 등이다.

전자신문은 한국LPG산업협회 등 LPG업계에 자문을 구해 LPG SUV 개조 과정과 경제성 등을 살펴봤다. 그 결과 휘발유 연료를 사용하는 SUV는 경제성이 확보되지만 경유 연료를 쓰는 SUV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휘발유 SUV를 LPG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면 월 기름값 7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일산에서 서울 잠실 사업처로 출퇴근하는 K씨 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루 왕복 출퇴근 거리는 약 80㎞(월 2000㎞, 월 25일)다. 여기에 2000㏄급 차량 연비 휘발유 12.3㎞/ℓ, LPG 9.5㎞/ℓ를 대입하면 한 달에 휘발유로는 162.6ℓ, LPG로는 210.5ℓ를 사용한다.

이를 2016년 평균 연료가격 휘발유 1402.64원/ℓ, LPG 734.04원/ℓ으로 계산하면 한 달 연료비가 휘발유는 22만8069원, LPG는 15만4515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LPG 개조시 한 달 7만3554원, 연 88만2648원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LPG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SUV의 트렁크.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도넛형 LPG용기를 설치해 트렁크 공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자료:LPG산업협회]
LPG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SUV의 트렁크.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도넛형 LPG용기를 설치해 트렁크 공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자료:LPG산업협회]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른 올해 평균 연료가격 휘발유 1483.62원/ℓ, LPG 814.75원/ℓ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달 연료비가 휘발유 24만1236원, LPG 17만1506원이다. 개조시 기대할 수 있는 연료비 절감액은 월간 6만9730원, 연간 83만6760원이다.

휘발유 차량을 LPG로 개조하는데 드는 비용은 차량 모델별로 조금 차이는 있지만 200만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K씨 기준으로 200만원을 들여 차량을 개조하면 약 2년 6개월이면 연료비 절감액으로 차량 개조비를 상쇄한다. 이후에는 차량을 더 타는 만큼 한 달에 7만원씩 연료비 절감 효과를 얻는다.

LPG업계에 따르면 휘발유 엔진을 LPG연료 사용 가능하게 개조 시 최근 인젝션방식을 사용한다. 엔진 본체에 LPG 연료 공급장치를 장착하며, 차종에 따라 트렁크 또는 하부에 LPG용기를 장착한다. 연료장치에 LPG 연료장치를 장착해 휘발유 혹은 LPG 연료를 병행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개조 시간은 엔진 크기에 따라 1~3일 소요된다.

경유 SUV를 LPG로 개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개조비가 휘발유보다 비싼 300만원 이상 드는데다, 연비가 높은 경유 특성상 LPG로 개조해도 연료비 절감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게 LPG업계의 평가다.

LPG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기아자동차 쏘렌토. [자료:LPG산업협회]
LPG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기아자동차 쏘렌토. [자료:LPG산업협회]

LPG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차량을 LPG로 개조하면 큰 연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경유 차량 개조는 경제성이 낮아 배출가스 저감 등 환경성 개선을 위해 투자한다는 의미만 지니는 정도”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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