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기로 했지만, 정작 전력시장 회원사의 태양광·풍력 실적은 예년만 못하다. 태양광은 지난해 수준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풍력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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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력거래소 시장운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력시장 회원사의 태양광 설비는 1860㎿, 풍력 설비는 108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대비 태양광은 247㎿ 늘었지만, 풍력은 36㎿ 늘어나는데 그쳤다.

태양광은 2013년 이후 꾸준히 250~300㎿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도 현 추세라면 300㎿ 이상 신규 건설이 가능할 전망이다.

풍력은 최저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200㎿ 신규 설비가 설치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36㎿는 초라한 성적이다.

태양광 실적도 전력시장 회원사 증가세를 감안하면 성장세라고 보기 어렵다. 2014년 880개사였던 전력거래소 회원사는 올해 8월 기준 1640개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회원사는 두 배로 늘었지만 신규 태양광 설비 증가세는 4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견급 이상 발전사업자의 신재생 사업 추진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발전 업계는 정부 정책 의지와 달리 신재생 관련 규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을 태양광·풍력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입지선정이 어렵고 지역민원이 많은 풍력발전은 사실상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초기 시장을 이끌어가야 할 발전공기업이 올해 정상적 경영활동을 못한 것도 이유다. 한국수력원자력·남동발전·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6사는 올해와 내년에 3조7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태양광, 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탈원전·탈석탄 정책 대안 마련에 힘을 쏟은 데다 사장 공석 영향도 컸다.

발전 업계는 정부의 신재생 확대 여건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보급확대 정책은 신재생 발전의무(RPS) 비중 확대 같은 규제 중심이다. 정작 신재생 인프라 활성화를 위한 인허가 및 입지규제 완화 등 지원대책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발전 업계 관계자는 “RPS 제도 등으로 발전사업자의 신재생 사업이 꾸준히 확대됐지만 이제 신규 사업을 벌이기엔 한계에 온 상황”이라며 “정부가 제시안 규제완화 정책이 실제 현장에 정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시장 회원사 태양광·풍력 설비>(단위 ㎿)

자료: 전력거래소 시장운영실적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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