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탈석탄 정책에 가스시장 직도입 밥그릇 갈등 재점화

천연가스 수입을 놓고 한국가스공사와 민간사업자 사이에 갈등이 커졌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라 향후 늘어날 가스 물량 주도권을 두고 벌써부터 대립하는 모양새다.

글래드스톤 액화기지에서 처리된 가스가 LNG선으로 선적되고 있다.
<글래드스톤 액화기지에서 처리된 가스가 LNG선으로 선적되고 있다.>

10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에너지 믹스 방안으로 가스공사 독점적 지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천연가스 수입과 유통과정에서 가스공사의 공적 역할을 확대하고, 민간사업자 직도입은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국내 가스 물량은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LNG 발전소가 급증하면서 국내 천연가스 물량은 2016년 실적치 대비 1168만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29년 기준물량 대비 2378만톤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 독점력 강화를 주장하는 측은 공기업·민간기업 누구나 천연가스를 수입하면 시장이 재벌기업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전공기업과 지자체가 LNG발전소를 운영해 공적 요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스공사는 노동조합과 일부 인사의 주장일 뿐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재도 민간사업자의 직도입이 이뤄지고 있고, 이를 위한 협조도 진행 중으로 독점적 지위를 낮추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지난 정부 때까지만 해도 민간사업자와 직도입 관련 설비 지원 등 포괄적 협력을 맺었다.

그럼에도 발전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스시장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가스공사 독점력 강화를 위한 정치권 설득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사업자의 가스 직도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제동을 거는 반시장적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향후 늘어날 가스물량에 대한 이권을 가스공사가 모두 가져가려 한다는 게 민간사업자의 불만이다.

최근 정부의 공공성 중심 정책도 변수다. 지난 정부가 추진했던 에너지 공기업 상장 작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는 등 시장 개방 움직임이 멈췄다. 가스시장도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다.

민간사업자들은 가스공사 독점력 강화를 사실상 시장경제에 반하는 발상으로 봤다. 다른 곳보다 싸게 가스를 수입해 수익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가스발전 원가를 낮춰 전체 전력시장의 가격을 하락시킨 긍정적 요인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발전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에 따라 LNG 발전소가 늘어나면 사업자별 직도입을 통한 경쟁체제 구축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가스 물량이 증가하니 공적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는 지금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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