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또 한번의 대규모 투자 성공을 예고했다.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분해시설(RUC)·올레핀하류시설(ODC)이 내년 상반기 준공된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모두 큰 폭의 마진 확대가 기대된다.

에쓰오일 아로마틱 콤플렉스. [자료:에쓰오일]
에쓰오일 아로마틱 콤플렉스. [자료:에쓰오일]

20일 정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RUC·ODC 프로젝트 효과로 내년 상반기부터 이익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RUC·ODC 프로그램을 통해 정유 제품 믹스 개선과 석유화학제품 하류 설비를 확장했다. 내년 4~6월 준공 예정이다.

에쓰오일 전체 석유제품 믹스에서 저부가가치 제품인 중질유 비중이 기존 12%에서 4%로 낮아진다.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비중이 74%에서 77%로 확대된다.

에쓰오일의 경질유 생산능력이 커지는 내년 때마침 글로벌 공급능력이 부족해 수급 제한이 예상된다.

2018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일일 160만배럴로 증가하는 것 대비 원유 정제시설 증가는 수요 증가를 밑도는 일일 70만배럴에 그칠 예정이다.

증권가는 덕분에 내년 석유제품 마진이 연평균 30%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공급능력이 달리는 시기에 고부가 석유제품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셈이다. 내년에 사상 최초로 정유부문에서만 연간 1조원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부문 이익 확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ODC 프로그램에 따른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 신규 설비 가동으로 석유화학부문 역시 이익 증가가 점쳐진다.

에쓰오일의 투자 성공은 세 번째다. 에쓰오일은 국내 최초 고도화설비 투자 성공에 이어 파라자일렌(PX) 생산시설 확충으로 석유화학분야 영업이익을 정유보다 키웠다. 정유업계 투자 모범사례로 꼽힌다.

에쓰오일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약 1조원을 고도화설비에 투입했다. 당시 투자는 에쓰오일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정유사로 탈바꿈 시켰다.

고도화설비인 '벙커C 크래킹 센터'(BCC)는 중질유(저급원유)를 정제할 때 불가피하게 대량 생산되는 벙커C유를 100% 가까이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설비다. 정유 설비 가운데 최고의 부가가치 설비다.

에쓰오일이 고도화설비 투자에 성공하자 다른 정유사도 뒤따랐다. 이는 2012년 전후 고유가 시대에 석유제품이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으로 등극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1년 불황기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PX 생산설비도 성공사례다. 불황 때 투자해 시황 회복 시 선제 수혜를 누리는 전략이다.

투자 이후 PX 마진이 급등했다. 석유화학분야 영업이익을 2000억원 수준에서 5000억~8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는 최근 '비전 2025' 선포식에서 “장기 미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최고의 운영효율성과 차별화된 투자전략으로 2025년 영업이익 3조원, 시가총액 25조원 목표를 이루자”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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