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상하는 세계 원전 해체 규모는 2020년 183기, 2030년대 이후 216기다. 지금까지 해체된 원전은 20기가 채 안된다. 1960~1980년에 건설된 원전 수명 만료가 임박하면서 2020년 이후 해체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고리 1호기 철거를 시작해 관련 경쟁력을 쌓을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한발 앞서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원전 해체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탈리아 국가 원자력 관리그룹인 SOGIN은 자국의 원전 해체 과정에서 수행한 컨설팅 노하우를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했다. 세계 각국의 요구에 맞는 원전 해체 계획, 방사능 보호, 환경 복원 등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SOGIN은 원전 해체 분야에서 철거 방법, 기관, 사용 기술, 폐기물 처리 방안 등 기본 사안을 넘어 해체 비용 조달과 해체 기간의 사업자 경영 관리 및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사안 관련 솔루션을 원자로 모델별로 보유했다.

발전사업자의 가장 큰 고민인 인력 운영과 관련해선 신규 원전 건설 파트를 원전 해체 직군으로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기술 인력은 해체 필요 서류 준비, 유지 보수 및 화학·보건 인력은 방사능 특성 및 폐기물 처리 업무에 각각 배치하는 식이다. 직무 교육 시설인 방사성폐기물관리학교를 만들어 업무 위탁 및 방사능 관리 분야 인력 자원 개발 사업도 벌이고 있다.

독일 GNS는 사용후핵연료 밀폐 용기인 캐스크(CASK) 분야 대표 기업이다. 캐스크는 사용후핵연료의 안정성을 유지시켜 주는 밀폐 저장 철제 용기로, 원전 후속 산업의 핵심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GNS는 운송과 저장 두 가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중 목적의 캐스크를 개발, 원전 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분 시장을 공략한다.

GNS의 캐스크는 1983년 처음 설계된 이후 기본 방식이 지금까지 변경되지 않을 정도로 신뢰도를 보장하고 있다. 캐스크 자체만으로 방사선 차폐 능력을 보유했다. 용접 이음새 등 틈새가 없고 캐스크 내부에 중성자 감속재가 있어 방사선 방호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비용을 줄이고 국제 크레인 용량 및 기타 표준에 맞춘 캐스크 신제품을 개발, 벨기에와 스위스에 판매했다.

원전 해체를 위한 원격 조종 설비는 스웨덴 BROKK가 대표 주자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회사 설비는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건설 현장 기기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작업 형태의 기계 핸드와 깊은 곳까지 작업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40년에 이르는 험지 작업 경험으로 지금은 원전 관련 원격 제어 기기 대표 주자로 언급된다. 벨기에의 유로케믹 재처리 시설, 영국의 트로스피니드 원전과 셀라필드 원자력 단지 등 주요 원자력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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