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실효성 논란 여전하다

알뜰주유소, 실효성 논란 여전하다

알뜰주유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앞으로 2년간 전국 알뜰주유소에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제품을 공급할 사업자가 새로 결정됐지만 업계 불만이 여전하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이 지난 14일 진행한 2017년 알뜰주유소 사업자 입찰에서 1부 중부권역(경기·강원·충청)은 현대오일뱅크가, 남부권역(영남·호남)은 SK에너지가 공급사업자로 선정됐다. 1부는 정유사가 직접 농협중앙회의 NH-오일과 한국도로공사의 EX-오일 등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석유제품 공급 계약기간은 2년으로 오는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다.

석유공사가 휘발유와 경유를 현물로 대량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2부 시장 입찰은 유찰됐다. 경유 부문은 한화토탈과 현대오일뱅크 등이 참여했고 휘발유에도 3개사가 참여했지만 석유공사가 제시한 기준가격에 도달하지 못해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재입찰을 실시하거나, 전자상거래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석유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 주도로 알뜰주유소 사업은 유지되지만 수년째 정유·석유유통업계가 제기한 실효성 논란은 더 커졌다. 저유가에 진입하면서 실효성이 떨어졌는데, 정부가 정책을 그대로 지속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입찰에 참여한 정유사도 정책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알뜰주유소는 과거 고유가 시절이었던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 이후 이듬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소비자에게 ℓ당 100원 가량 싼 값에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정책이다.

2014년 말 배럴당 50달러 이하 저유가 시대로 진입한 후 할인 효과가 미미해졌다는 평가다. 석유업계가 추산한 할인효과는 2015년 기준, ℓ당 13원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ℓ당 8원으로 줄었다.

국책 연구소 연구원은 '알뜰 주유소는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석유업계에서는 '석유유통 시장을 망친 정책'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석유유통업계는 특정 사업자 특혜 제공으로 공정경쟁이 훼손됐다고 지적한다. 알뜰주유소가 세금으로 세제·자금·시설 등을 지원받아, 알뜰주유소가 아닌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알뜰주유소 정부지원 금액은 1500억원을 상회한다. 석유업계는 자원 배분 시 형평성 원칙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알뜰주유소 정책이 정부가 공정한 시장경쟁을 간섭하는 제도'라며 철회를 요청했다. 공공기관의 우월적 지위로 인해 다양한 혜택을 받고, 현격히 낮은 수익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시장 가격 붕괴를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알뜰주유소 정책 철회를 건의했으며, 차후 만들어질 '적폐청산위원회(가칭)'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답변을 받았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정책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석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알뜰주유소 활성화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보고하고, 정책 유지방침을 밝혔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시장과 학계에서 실패한 정부 개입으로 진단하는 알뜰주유소 정책을 유지한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저유가 시대에 돌입한 만큼 오히려 시장 경쟁이 가격을 낮추는데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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