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의사를 밝히는 등 세계가 지구온난화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힐로섬 마우나로아관측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09ppm으로 나타났다. 이 관측소가 1958년 3월 세계 대기관측소 중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쟀을 때 측정값(313ppm)에 견주면 30.6% 올라갔다.

기상청 공동취재단은 미국 하와이주 힐로섬 화산 마우나로아 해발 3396m 지점에 있는 마우나로아관측소를 찾았다. 이곳은 극지방과 함께 대기가 깨끗한 곳으로 손꼽히는 하와이에서도 고도가 구름보다 높아 하늘이 흐리거나 비가 올 때가 적은 곳에 있는 관측소여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가장 예민하고 정확하게 포착해낸다.

마우나로아관측소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값은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지구시스템연구소(ESRL)가 세계 곳곳에 운영하는 90여개 관측소·관측지점 측정값 평균과 비슷해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나타내는 값으로 여겨진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세를 나타낸 그래프로 지구온난화를 상징하게 된 '킬링 커브'가 탄생한 곳도 마우나로아관측소다. 찰스 데이비드 킬링 박사는 1958년부터 이곳 관측소와 남극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계절과 상관없이 매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마우나로아관측소에서 잰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3년 5월 9일 사상 처음 400ppm을 넘어섰다. 지구 연평균 농도는 지난해 400ppm에 도달했다. 400ppm은 과학자들과 정책당국자들에게 마지노선이었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웃돌면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현재 생태계도 유지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안면도관측소 이산화탄소 농도가 2012년 1월 400ppm을 초과해 마우나로아관측소보다 1년 이상 빨리 마지노선을 넘었다. 이달 현재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인간 활동으로 온난화가 나타나는 시점은 여름철 2030년대, 겨울철 2040년대로 추정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작년은 여름철인 6월부터 8월 사이 전국 평균기온이 24.8도로 평년보다 1.2도 높았다"며 "2030년대는 작년과 같은 더위가 일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여름철 평균기온이 섭씨 5도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함봉균 기자 hbkon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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