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사업 확산으로 국내 제조 풍력발전기가 늘어나지만, 민간시장에서는 아직 외산 제품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사 일부가 풍력사업에서 철수하고 외산업체가 가격인하 전략을 펴고 있어 외산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풍력산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준공된 풍력발전단지에서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풍력설비 선호도가 외산과 국산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민간기업은 베스타스 등 해외 제조사 풍력발전기를 사용했다. 발전공기업과 지자체는 두산중공업 등 국산 제품을 설치했다.

전체 점유율은 국산이 외산을 앞서가는 모양새다. 3년 간 전국에 설치된 5㎿ 이상급 대규모 단지 용량은 약 424.9㎿다. 이 가운데 국산 설비가 253.7㎿를 차지했다. 60%에 달하는 점유율로 시장 초기 외산 일색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진전이다.

점유율 상승에도 민간시장에서는 여전히 국산보다는 외산 설비를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2014년 이후 민간에서 국산 풍력 설비를 사용한 사업은 거창풍력과 천사1풍력 정도다. 민간 업계는 외산제품이 효율이나 신뢰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공기업과 지자체 사업자는 조직 특성상 국산 제품을 사용하지만, 효율을 중시하는 민간은 외산을 주로 선택한다.

전체 점유율 재역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종전에는 적지 않은 사업자가 외산제품의 까다로운 유지보수 조건 때문에 국산제품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다수 국산업체가 풍력사업에서 철수했다. 외산제품이 설비 안정성을 갖추고 가격인하 공세까지 펴면서 외산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외산 풍력설비는 초기 고장 수리 부문에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개선됐다"면서 "정책금융·정부지원 등 국산 설비에 추가 혜택이 없으면 외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greendaily.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