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건설돼 전력 계통에 연결되는 발전소가 11기가와트(GW)를 넘어설 전망이다. 원전으로 따지면 11기가 추가되는 양이다. 요즘 같은 혹한기에도 전력예비율이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이처럼 공급량이 급증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더 커질 전망이다.

22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신규로 전력 생산에 들어가는 발전소 설비 용량이 1만2475㎿에 이른다. 설비 폐지로 전력 계통에서 빠지는 용량은 1317㎿에 불과, 올해만 발전량이 1만1158㎿(11.1GW) 추가된다. 지난해 늘어난 용량(5970㎿)의 갑절에 가깝다.

<지난해 12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신고리 원전 3호기.>

전력 시장 개설 이후 연간 1만㎿(10GW) 이상 발전소가 새로 추가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력거래소 급전 지시를 받는 중앙 급전 설비만 해당하는 것으로, 소규모 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이에 따라 전력업계 공급 과잉 문제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공급 안정을 근거로 공급 여유를 잡아 온 정부도 수요 예측 실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2011년 9.15 순환 정전 뒤 5차 전력수급계획 변경에서 추가된 발전소에 6차 수급계획 반영 분까지 몰리면서 전력 공급 과잉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전기 소비량 추세라면 겨울·여름철 피크 기간에도 15% 수준의 예비율을 보일 전망이다.

발전사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015년부터 급전 순위가 밀린 노후 발전소와 LNG발전소의 영업 일수 및 가동 시간은 급격히 줄고 있다. 전력거래가격(SMP)도 바닥을 기고 있다. 겨울철에 그나마 ㎾h당 80원대 후반과 90원대 초반을 오가는 SMP가 다시 70원대 선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짙다.

노후 발전소는 경제성이 다했다 하더라도 민간이 많이 지은 신규 발전소도 수익 악화 우려에 빠졌다. 일부 발전사는 지어진 지 2년밖에 안 된 발전소이지만 올해 100억원대 이상의 적자를 예상할 정도다. 설비투자비 회수가 막연해진 셈이다.

올해부터 범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화력발전소는 환경 설비 추가를 위해 일부 가동 정지에 들어가지만 이처럼 급증하는 공급량 문제를 풀기에는 태부족이다. 계획 예방 정비 기간에 작업을 진행하고 환경 설비 교체로 정비 기간이 아무리 길어져도 3개월 정도면 재가동할 수 있어 기간도 짧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원전 6기에 이르는 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사업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올해는 2배나 많은 발전소가 들어오는 셈"이라면서 "한동안 발전사의 적자 경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료: 한국전력거래소>

조정형 기자 jenie@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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