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은 조선 및 디젤엔진·석유화학 플랜트·산업기계 시장에 금속 단조품을 공급하며 성장해왔다.

태웅이 2003년 풍력발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조선업과 풍력 제조공정이 유사하다는 데서 비롯됐다. 과거 유럽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조선업 퇴조 후 기존 설비를 활용해 풍력사업에 나서는 것을 보고 풍력산업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태웅은 2003년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의 핵심 단조부품인 메인샤프트를 개발해 미국 GE에 처음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부품은 세계일류 상품으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태웅이 생산하는 풍력발전 핵심부품인 메인샤프트와 타워플랜지는 세계 시장점유율 25~30%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크기의 단조설비인 1만5000톤 단조 프레스와 Φ9500 링 롤링 밀 설비를 갖고 있어 최근 풍력발전 부품의 대형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현재는 GE와 지멘스·베스타스·도시바 등 세계 주요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고 매출액 절반가량을 풍력발전용 부품에서 얻고 있다. 지멘스는 터빈 단조품 60% 가량을 태웅에서 공급받고 있을 정도다.

2003년부터 4년 동안 매출 40% 가량을 풍력에서 올린 태웅은 2007년 사상 첫 1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후 2년 만에 3억불 수출탑을 받을 정도로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10년에는 지멘스 윈드파워 AS 협력업체 평가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종합평가와 품질부문으로 구성된 평가에서 2개 부분 모두 1위에 올라 전 세계 400여개 협력업체 가운데 최고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협력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태웅 관계자는 "해상풍력시장에 진출하고 설치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터빈 대형화가 필수"라며 "세계 최대 단조 프레스와 링밀을 보유한 태웅에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2000년 애드컴텍이라는 상호로 출발한 KM은 탄소섬유를 이용한 복합소재 제품을 개발·생산하던 복합소재 전문기업이다. LCD를 운반하는 로봇 팔과 LCD 적재용 서포트 바를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001년 국가 R&D 과제로 750㎾급 풍력발전기용 블레이드(날개) 제조에 착수해 2004년 성공했다. 2007년에는 2㎿급 블레이드 제조에도 성공했다. 경량화와 내구성을 위해 복합소재가 사용되는 블레이드 제조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이미 확보해 놓고 블레이드 제조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KM이 풍력발전용 블레이드 제조시장에 본격 진입한 것은 지난해 3월 자체 기술력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부터다.

KM 블레이드는 3㎿급으로 길이 44m, 중량 9.6톤에 달하는 것을 유럽기업에 비해 10%나 가볍게 만든 것은 물론이고 내구성도 확보했다. 블레이드 품질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GL 및 DEWI-OCC 인증 또한 이미 획득했다.

최초 개발한 750㎾급 블레이드는 제주 김녕과 가시리, 안산시 누에섬, 강원도 영월·대기리·인제군청 등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자메이카까지 총 25개 세트를 납품했다. 2㎿급은 강원도와 영흥·군산·미국 등지에 10개 세트, 제주와 영흥엔 3㎿급도 5세트나 공급했다.

KM이 풍력발전 부품 제조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대형 블레이드 제작에 성공한 것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소재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KM은 이 같은 성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5위권 블레이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우선 운송비용이 많이 드는 블레이드의 특성을 고려해 유럽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용, 아시아 시장에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기업과는 앞선 품질로 경쟁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KM 관계자는 "현재 5~7㎿급 초대형 블레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S&C는 세계 최고 수준 풍력발전기 타워 제조업체다. 풍력발전이란 이름조차 생소했던 2001년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FPLE와 협력으로 국내 최초로 타워 생산을 시작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국산업에서 분사됐다. 35년간 축적된 기술력은 동국S&C가 세계 주요 풍력발전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타워 제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보유한 것은 물론 AISC, AWS, 일본철골제작공장인증 등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가조립장, 도장장, 야적장 등을 갖춘 5만평 규모 포항공장은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자랑한다. 또한 생산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엄격한 납기 준수가 강점이다. 선진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신규 진입국보다 뛰어난 품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국S&C 또 다른 경쟁력은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과 탄탄하고 지속적인 파트너십이다.

지난 2001년 설립 때부터 가메사(스페인), 악시오나(스페인), 베스타스(덴마크), 지멘스(독일), 미쓰비시(일본), GE에너지(미국) 등 글로벌 풍력발전 시스템 업체와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발전단가를 지속적으로 낮추기 위해 기존 육상풍력용 타워에서 해상풍력용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경량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대형 해상구조물 및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 등 사업다변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동국S&C는 이와 관련 해상풍력용 기자재 및 대형구조물 제작을 위한 신규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며 포항시와 영일만3일반산업단지에 공장부지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구조물 부피 및 중량을 감안, 제작과 운송이 편리하도록 영일만 신항 인근에 위치했다. 면적은 19만7528㎡(약 6만평)에 달한다.

동국S&C는 이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자회사를 운영, 친환경 에너지 기업 면모를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 여러 곳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며 EPC(설계·조달·시공), O&M(운영 및 유지관리)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gree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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