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 정자동 아이콘트롤스. 건물 2층 전체를 차지한 기술연구소에서는 2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LED와 지능형빌딩시스템 연구에 정신이 팔려 기자가 취재 온 사실도 눈치 채지 못했다. 몇몇 연구원들이 즐비하게 매달려 빛을 발하는 LED 등 앞에서 수명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또 다른 연구팀이 중국에 수출할 홈오토메이션 장비 성능테스트에 여념이 없었다. 동행한 정현 부사장(기술연구소장)은 "연구원들이 납땜에 손을 데어가면서까지 핵심 제품을 열정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능형빌딩시스템·LED조명 전문업체 아이콘트롤스(대표 이창우)는 최근 연구역량을 크게 강화하기 위해 기술연구소 확장 및 인력보강을 단행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의 특별지시로 한 층의 절반 정도이던 연구소를 한 층을 통째로 사용하도록 했고 10명이 넘는 연구인력을 충원 중이다. 정현 부사장은 "연구개발에 대한 회장님의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연구소 확장 공사 과정에서 마감재 하나하나까지 챙기고 최근 연구소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아이콘트롤스의 미래 '기술연구소'=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 계열사로 1999년 9월 현대정보기술의 지능형빌딩시스템(IBS) 사업부가 분리되면서 탄생했다. 정보기술(IT)을 건물에 접목해 원터치는 물론이고 원격으로도 건물 내부를 관리할 수 있는 IBS를 주력으로 최근에는 IBS에 방범·방재, LED조명시스템, 환기시스템 등을 접목하면서 종합 빌딩관리시스템 개발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회사 설립 당시인 1999년 창설된 기술연구소(소장 정현)는 회사 전체 인원의 30%인 3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아이콘트롤스의 핵심 부서다.

올해 매출 731억원에 영업이익 70억원이 예상되는 아이콘트롤스는 2016년 매출 2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LED조명과 환기시스템 등 신사업부문 매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술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한 지점이다. 기술연구소에서는 IBS·가정자동화시스템·친환경 LED조명 시스템 등 세 분야를 중점 연구하고 있다.

◇빌딩 제어의 모든 것 우리가 책임진다=IT와 건설기술을 결합한 빌딩제어시스템은 아이콘트롤스의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다. 특히 건설업계의 트렌드인 인터넷 기능 도입을 선도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빌딩 제어란 한마디로 무생물인 시멘트 덩어리를 신경이 있고 숨을 쉬는 생물로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빌딩에 필요한 기계설비와 전력·조명 시설, 정보통신 시설, 보안시설, 공조시설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한 곳에서 쉽게 관리함으로써 건물 관리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기술인 것이다.

아이콘트롤스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기술인 '프로닉스(Fronnix)'를 개발해 로열티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국내 최대 쇼핑몰 가운데 하나인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빌딩제어시스템을 공급하고 지난 8월에는 베트남 주상복합 프로젝트에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자체 개발한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빌딩제어와 유사한 홈네트워크시스템 개발에도 성공해 회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홈네트워크시스템이란 이런 것이다. 예전에는 전등 하나를 끄려고 해도 집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가스불을 끄지 않아 경비실에 전화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가정 내 모든 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외부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불이나 가스·보일러를 켜거나 끌 수 있다. 인터넷 접속창에는 모든 사용실적도 기록된다. 휴대폰 한 통만으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디지털 방식의 영상감시 시스템을 적용, 언제 어디서나 빌딩과 가정 내외부를 감시할 수 있는 통합시큐리티까지 구축하고 있다.

◇LED로 대박 노린다=기술연구소가 회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LED 조명이다. 아이콘트롤스는 신규 제품을 내놓은 올해부터 LED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최근 고효율 기자재 인증과 방열구조 특허까지 받은 할로겐램프 대체용 LED램프가 주무기다. 백열전구 대체용 LED조명을 개발해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앞두고 있으며 올해 안에 5개의 신종 LED 라인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간 50만개 정도의 LED조명 생산시설을 확보한 아이콘트롤스는 향후 생산량 증가를 대비해 생산시설 추가 확충도 계획하고 있다.

기술연구소는 해외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제품 동향 및 추세 분석을 통해 현지 실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 다양화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사업 공략에 나서면서 기존 해외 매출처인 중국·대만 이외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기술개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09년에는 인터넷 기반 홈오토메이션 서버 및 제어 방법에 대한 중국 특허 등록을 마쳤다. 신규 사업 분야인 LED 조명 분야에서도 관련 특허 취득 및 디자인 등록을 마쳤고 UL·CE 등 인증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현 기술연구소장은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독자기술과 해외 현지에 어울리는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는 게 우리 연구소의 목표"라며 "호텔 객실제어 솔루션과 스마트스위칟에너지 미터·비상호출 단말기 등 신규 아이템을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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