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자문단, 탄소배출권 거래제 ‘글쎄’

환경단체들이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UN의 한 자문단이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 청정개발체제(CDM) 자문단은 1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온실가스의 하나인 수소불화탄소(HFC)-23 배출권 거래제도가 실제로는 HFC-23 배출을 지속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자문단은 CDM의 감축 프로그램이 HFC-23을 배출하는 각국 사업장에서 실질적인 감축을 달성하기보다는, 이들 사업장에 배출을 계속하거나 (감축)효율성을 높이지 않는 강한 유인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합의된 CDM에 따르면, 선진국은 온실가스 의무 감축량을 실제 이행하지 않고 대신 자신들의 몫을 개발도상국들이 감축하도록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허용돼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 정부는 CDM이 발행한 이신화탄소(CO₂) 배출권을 구입하고, 비용은 중국·인도·한국·아르헨티나 등의 온실가스 배출업체에 지원된다.

문제가 되는 사항은 1987년 몬트리올 협약에서 프레온가스(CFCs)를 수소염화불화탄소(HCFC)-22로 대체하도록 했지만, HCFC-22 생산 과정에서 CO₂보다 1만배 이상 강한 온실가스인 HFC-23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각국 사업장이 HFC-23 제거 비용을 계속 지원받기 위해 HFC-23을 발생시키는 HCFC-22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HFC-23 배출권 가격은 톤당 최대 10만달러(약 1억2300만원)다.

자문단의 보고서가 발표된 후 환경조사국(EIA)을 비롯한 국제 환경단체들은 "HFC-23 감축 프로그램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본래 목표와는 정반대로 이용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실을 '지구 생태계를 놓고 도박하는 행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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